이동식
LEE DONGSIK
JAN 17 - FEB 15, 2025
행복한 설연휴 되세요!
임시휴관 | 1월 28,29,30일
"초대합니다."
우리 화랑은 이동식작가의 달항아리와 2025년 새해를 맞이합니다. 이동식 작가는 30여년 이상 도예에만 오롯이 삶을 바쳐온 올곧은 도예작가입니다. 작가는 흙의 포근함과 따스함에 끌렸고 그 흙을 물과 불을 통해 변형시키는 즐거움에 그 끌림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작가의 무욕의 태도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발전했습니다. 이것이 전통성과 현대성을 동시에 품은 이동식 백자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의 달항아리는 그가 자연을 대하는 겸손함을 담고 있고, 그의 삶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나의 작업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데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항아리에서‘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과정이기에, 짧지 않은 세월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난한 작업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만큼의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정직한 시간들은 선의 자연스러운 변격으로, 태토와 불의 생동감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작가 노트, 2025) 도예작업의 특성상, 매 순간 닿는 손길이 작품의 중요한 과정이 되어 결과물로 연결됩니다. 모든 과정에 소홀함 없이 집중해야 합니다. 작가는 직접 흙을 수집하고, 수비(흙을 물 속에 넣고 고르며 반죽하는 일)하여 자신만의 고집스러운 흙만들기로 작업으로 시작합니다. 가마 속에서 일어나는 흙과 불의 변주는 오랜 경험과 시간의 축적으로 어느 정도는 예상 가능하지만 여전히 기대와 예상을 넘어 늘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됩니다. 작가가 통제하기 어려운 일정한 우연성이 개입하고, 여기에 이 작업의 묘미가 따릅니다. 이동식의 월천요(月泉窯) 오름가마는 장작불이 만들어내는 자연의 시간을 따라 작가의 미감의 원천인 자연스러움을 내뿜습니다. 운명이 된 백자 한 점 작가는 학업을 마치고 2000년 초 국립중앙박물관 사회교육원에 근무하며 다양한 유물들을 접했습니다. 이 시기에 겪었던 다양한 경험들이 도예작업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도자기에 관한 안목을 키웠습니다. 이후 국립고궁박물관 개관 기념 ‘백자 달항아리’ 전시에서 조우한 달항아리가 한 점이 그의 운명이 되었습니다. 무심한듯 소박하게 놓인 백자항아리에서 내뿜어진 신비로운 기운에 압도당하며 백자작업에 대한 강한 열망을 깨우쳤습니다. 그의 작업이 기존의 분청작업에서 백자작업에로의 확대되는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이후 작가는 지금까지 이십 여년을 백자작업을 지속해 왔습니다. 달항아리, 그리고 이동식 달항아리는 통상 높이와 너비가 각각 40센티미터 이상의 커다란 원형의 순백자 도자기를 말합니다. 초벌구이한 그릇에 유약을 바른 후1,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구우면 태토의 유리질화가 진행되어 마치 빛이 새어 들어올 정도로 반투명체로 되는데, 이것이 우리가 보는 도자기입니다. 도자기는 고온의 가마속에서 흙과 유약과 불의 삼중주가 만들어낸 변이를 이겨 낸 결과물인데, 태토를 수비하여 제작할 당시보다 20~30% 수축됩니다. 이런 도자기 중 높이와 너비가 40센티미터를 넘는 원형 또는 그에 가까운 것들 만이 달항아리라고 불립니다. 그 크기로 인하여 상부와 하부를 나누어 각각 성형을 하고 이를 붙이는 특별한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뜨거운 장작가마 안에서 모든 부분이 고르게 수축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여기에 고도의 기술이 집약될 수밖에 없습니다. 잘 만들어진 달항아리는 이른봄 배꽃 같은 하얀 얼굴을 담은 달님처럼 아름답습니다. 조선의 달항아리 주로18세기 무렵 만들어졌지만 ‘달항아리’라는 이름은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그 아름다움이 재평가되면서 사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이 편하고 멋스러운 이름을 창안한 사람은 현대미술 거장 김환기라고도 하고, 김환기의 절친이자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었던 최순우라고도 하고, 미술사학자 우현(又玄) 고유섭 선생이라고도 합니다. 모두 둥근 달과 같은 생김새를 두고 부른 애칭이었을 겁니다. 아무것도 그려 넣지 않아 텅 비어 있는 여백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과 함께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러한 미감이 많은 현대예술가들에게도 영감의 원천이 되어 변주에 변주를 거듭하며 현재진행형으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달항아리의 부분별 명칭이 인체에 비유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위쪽 열린 입구를 입이라 하고, 그 아래로 둥글게 퍼지는 부분을 어깨, 그 아래는 허리, 그리고 가장 동그랗게 나온 접합부분은 배라고 하며, 바닥면과 닿는 부분을 발 또는 굽이라 부릅니다. 어깨부터 굽까지 이어지는 미묘한 선의 흐름은 작가마다 그 개성이 표현되어 달항아리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이동식의 달항아리는 특히 자연스럽고 힘찬 선을 담았다고 평가됩니다. 시선은 한번의 주저함도 없이 속도감 있게 흐르는 듯하면서도 멈칫멈칫 미려한 곡선의 리듬 속에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그 몸체를 이어주는 입과 발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시작하고 마치기에 맞는 형식으로 그 형상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 속에는 전통 백자의 우아한 곡선을 품으면서도 그 대담함이 위풍당당하게 달항아리 전면을 휘감아 돕니다. 이동식의 달항아리는 의도적 형태의 왜곡이나 과장됨 없이 전통기법과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작가의 개성이 담긴 현대적 미감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해외의 미술관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도예작가로 초대받아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리적 문화적 경계를 넘어 문화적 접점이 되어 세계인들과 소통하려 합니다. 달항아리, 피안의 세계를 담다 18세기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다고 여겼던 백자대호는 300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부흥의 시기를 맞이하여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는 달항아리가 가진 동시대성과도 연관이 있어 보입니다. 점차 개별화되고 간결한 미를 추구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잘 맞습니다. 무채색의 흰 빛깔과 살짝 일그러지며 흐르는 자연스러운 선의 만남이 이루어 내는 미니멀한 조형성은 자신만의 또 다른 이야기를 채우기에 멋진 대상입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그 모양의 변신을 거듭하며 다양한 표정으로 조응하는 것 또한 달항아리가 주는 즐거움입니다. 각박하고 피로한 현실 속에서 자신만의 피안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것은 달항아리가 현대인에게 주는 휴식과 충전입니다. 이는 달항아리의 과거와 현재를 구별 짓는 중요한 차별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현대의 달항아리의 주된 쓰임새는 순수한 감상에 있지만, 옛 달항아리의 쓰임새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정확히 입증된 것은 없다고 합니다. 곡식이나 액체 등을 담아놓는 용기로 사용됐거나, 꽃이나 식물 등을 꽂아 두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에는 옛사람이나 현대인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가정한다면, 과거의 달항아리의 상당수는 역시 순수한 감상의 대상이 되었지 않았을까 추측합니다. 실제로 옛 기명절지화 등에서 보면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순수한 백자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그것이 어떻든, 적어도 오늘날 우리 달항아리는 그 용도와 기능을 넘어 우리 현대미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비현실적인 둥근 세상이 만들어 낸 아우라에 우리가 배워왔던 지식과 가치들은 몹시도 무력합니다. 우리 속에 내재된 설명되지 않는 어떤 미적 원형들이 시공간을 초월한 즐거움과 평안을 흠뻑 빠지게 합니다. 그 어깨 위에 달빛 한 조각이라도 사뿐히 내려앉는 날에는 그 옆에 있는 것으로 인한 행복감을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조형적 아름다움을 넘어 정서적 안정감과 푸근함은 다른 어떤 예술작품보다 압도적입니다. 무심히 피어난 흰 꽃송이처럼 우리 삶에 벗이 됩니다. 운중화랑의 이번 전시는 이동식의 다양한 크기의 달항아리 최근작들을 소개하는 자리입니다. 글=김경애 (운중화랑 대표), 2025
MEET ARTIST
Education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Ceramics and Crafts, Kookmin University Graduated from the Department of Ceramics, Kookmin University General Graduate School Exhibition solo exhibition 2024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Gallery Tuhm, Seoul) 2023 ‘Lee Dongsik Moon Jar Invitation Exhibition’ (Seoul Gallery Zero Room 152) 2022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Gallery Wanmul, Seoul) 2021 ‘FULL MOON Ⅱ’ (Gallery Wanmul, Seoul) 2019 ‘Lee Dong-sik Moon Jar Invitational Exhibition’ (Dongwon Gallery, Daegu) 2019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Craft Center Seosangdong Gallery, Gyeongsan) 2017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Jaedong Gallery, Seoul) 2016 ‘FULL MOON’ (Gallery Wanmul, Seoul) 2016 ‘Porcelain Discourse’ (636 Art Gallery, Seoul) 2016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Space Duru, Seoul) 2015 ‘Lee Dong-sik Invitational Exhibition’ (Only Gallery, Seoul) 2015 ‘Lee Dong-sik’s White Porcelain Talk’ (Tiny Gallery, Daejeon) 2012 ‘Lee Dong-sik Moon Jar Invitational Exhibition’ (Space Tong Gallery, Seoul) 2008 ‘Lee Dong-sik Ceramic Exhibition‘ (Gyeongin Gallery, Seoul) 2001 ‘Lee Dong-sik Exhibition‘ (Gyeongin Gallery, Seoul) group exhibitions 2016 Hansong Art Village Invitational Korea-Japan Ceramic Exchange Exhibition (Hansong Art Village) 2015 Post-traditional signs from Korea (Korean Cultural Center in Budapest, Hungary) 2015 East Asian Traditional Craft Exhibition (Gyeonggi Ceramic Museum, Gwangju, Gyeonggi Province) 2014 China-Korea Ceramic Art Exchange Exhibition (Gyeongdeokjin, China) 2014 ‘A vessel with nature’ exhibition (Hannam Maison Le Beige, Seoul) 2013 ‘Choice of Choice’ (Gyeonggi Ceramic Museum, Gwangju, Gyeonggi Province) 2012 ‘Korea-China Ceramic Art Exchange Exhibition’ (Yongcheon Celadon Museum, Zhejiang Province, China) 2011 ‘Korea-China Ceramic Art Exchange Exhibition’ (Gyeonggi Ceramic Museum, Gwangju, Gyeonggi Province) 2010 ‘Rediscovery of Inlay’ Exhibition (Korea Craft Culture Promotion Institute, Seoul) Etc 2020 Participated in ‘Moon Jar video project’ (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
ART WORKS
EXHIBITION VIEW
ARTIST STATEMENT
“나의 작업은 ‘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데에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항아리에서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과정이기에,
짧지 않은 세월 속에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난한 작업의 시간들이
고스란히 담긴 만큼의 결과물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정직한 시간들은
선의 자연스러운 변격으로, 태토와 불의 생동감으로
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작가 노트, 2025)
ARTIST VIDEO
Korean ceramic artist Dong Sik Lee recreates a Joseon-dynasty moon jar (created approx. 1650-1750) in the collection of the Asian Art Museum of San Francisco.
2020 Participated in ‘Moon Jar video project’ (Asian Art Museum, San Francisco)
Same space, Different times
MAKING FIL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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